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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컨슈머 라이프/문화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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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 목수정 著 프랑스 유학길에 만난 남자와 동거하고 한때 민노당원이었던 목수정氏 이야기 (p.162 ~p.163) 나의 진정한 욕망을 파악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 데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좋아하는 색깔, 옷, 반찬, 영화, 작가, 길, 동네, 나무에 이르기까지.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일이 묻고 그 목록을 다 모아 보면, 자기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나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한 우물' 이데올로기의 강박으로부터 탈출이다. "한우물을 파야한다."는 시대를 초월하는 금과옥조이다. 살면서 이 주장에 대해 감히 시비거는 사람 몇 못봤다. 그러나 한우물 파기 싫으면 어떡해야 하는지. 그 우물에서 아무것도 안 나오면 어떡할 건지에 대해서는 답해주지 않는다. 다행이도..
[책] 그건, 사랑이었네  특정한 테마 없이 이후의 일들을 비롯해 저자가 하고픈 이야기들을 끄적거린 글 첫 사랑 이야기부터 글을 잘 쓰기 위한 노력 좋은 책 추천이라든가 구호 현장에서의 깨달음 등을 담은 종합비타민제 같은 책이다. 우리가 블로그 등을 만날 때 하나의 테마로 이루어진 것들을 반기기도 하지만 자신의 전인격이 드러나도록 관심사를 폴더별로 묶어서 다채롭게 풀어내는 것에서도 호감을 느낄 수 있다. 원래부터 팬이었다면 괜찮은 느낌의 책 특히 한 부분이 평소 갖고 있던 지론과도 일치하여 더더욱 의미가 있었다. 누군가 나의 미래나 꿈에 대해 물으면 하는 말이 있다. 나로 인해 세상이 조금 더 나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 진심이 얼마나 전달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이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작고도 큰 소망이다. 그런데 이번 책에..
[영화] 청춘 (2000) - 김래원, 김정현, 진희경, 배두나 청춘은 지나고 나면 후회로 가득한데 실제 그 시기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 당시에 주어진 최선의 선택을 했을 뿐이고 내가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비슷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테니까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영화] 버킷리스트 언젠가부터 영화평이나 공연평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영화평 혹은 영화후기를 쓰다 보면 영화를 보는 중에도 그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이건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아,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되겠구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때문에 정작 영화 자체는 오히려 외면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영화에 대한 느낌을 남겨두지 않으면 금새 잊혀버리기 때문에 그 아쉬움을 피하기 위해 굳이 거창한 영화평은 아니더라도 영화에 대한 짤막한 감상 정도는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중에 세월이 많이 흐른 후에 어쭙잖은 평을 다시 읽고는 가장된 진중함이라든가 유치한 감상에 홀로 배를 쥐고 깔깔 웃기도 하겠지만 그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는 것도 나름 소중하니까 여유가 생겨서 그동안 못 본 영화를 ..
[영화] 메가마인드 영화 메가마인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핸콕도 그렇고 요즘에는 추세가 평범한 히어로보다는 다소간의 비틀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D 안경을 끼고 보니까 다소 어질어질 그래도 예전 어릴 때 느꼈던 3D 기술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되어 이젠 무척이나 생생합니다. 중간 부분에 살짝 지루했던 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잔잔한 즐거움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웃음을 주는 대목이 많이 있습니다. 동심을 겨냥한 영화는 동심의 눈높이에서 봐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아, 그리고 너무 빨리 자리를 뜨지는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별로 중요한 대목은 아니지만 엔딩 크레딧 삽입 장면이 한 컷 있거든요.
[연극] 산장의 여인  산장의 여인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일러의 소지도 있고 해서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저는 산장의 여인과 후반부에 등장하는 그녀가 동일인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후반부에 그녀가 등장하는 반전 부분에서 네 명의 남자들은 전날 밤의 그녀와 다른 사람 같다고 이야기하고 그녀는 자신이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죠. 여기에 다시 반전으로 퇴장시에 그녀가 남편 몰래 손가락을 꼬자 네 명의 남자 또한 손가락을 꼬는 동작을 취하죠. 서로가 손가락을 꼬는(crossing fingers) 동작을 취함으로써 둘만이 공유하는 특별함에 대한 암시를 줍니다. 실제로 자살하려던 남자와 있을 때 그녀는 그 동작의 의미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날 밤에 있었..
[뮤지컬] 빨래  빨래는 때 묻은 옷이나 피륙 따위를 물에 빠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빨래는 단순히 옷이나 피륙 따위를 깨끗이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 정화(淨化) 의식이기도 하다. 빨래는 낡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구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낡은 것 그 자체를 새 것처럼 만든다. 불법체류자 신세로 체불임금을 받지 못하고 흠씬 두들겨맞으면서도 경찰에 인계될 경우 쫓겨날까봐 저항조차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사는게 죽느니만 못한 애물단지 딸 때문에 악착스럽게 방세를 받아챙기고 종이박스를 모으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60대 할머니 모른척 외면하는 이들과 달리 직장 언니의 부당해고를 나 몰라라 하지 못하는 따뜻한 심성 때문에 말 한 마디 거들었다가 괘씸죄로 먼지 투성이 창고로 밀려나면서도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기간을 채워야..
[연극]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 이연희역 출판 : 종합출판범우(BW범우) 2010.02.10상세보기 서사극에서 서사는, 하나의 이야기 방식으로, 사건을 객관적이고, 감성적이지 않게, 역사적인 것으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감정교류, 동화작용, 그리고 카타르시스(katharsis)를 중시했지만 서사극에서는 극에서의 이성, 판단, 객관성을 중시한다. 그런 면에서 서사극은 비(非)아리스토텔레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극작가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의 서사극은 '낯설게 하기(Verfremdung)'라는 기법을 중추로 한다. '낯설게 하기(Verfremdung)'는 명..
[연극] 청춘예찬 캐스팅 * 1차 (김영민님, 고수희님) * 2차 (김영민님, 오근영님) * 3차 (김동현님, 오근영님) 을 세 번 관람했습니다. 그만큼 이 작품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시작과 끝에 흐르는 고 김광석님의 도 너무나 애처롭고 암전 때 흐르는 음악도 가슴을 파고듭니다. 암전 시간을 여유있게 잡아놨음에도 감정을 추스리기가 버거워서인지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음미하고 싶은 대사가 참 많습니다. 희곡의 대사는 시적이면서도 시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짧은 문장 속에 많은 것을 담아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시적이어야 하지만 느낌만이 아닌 하나의 스토리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호흡을 마냥 길게 끌어갈 수는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비유 등으로 일상성을 벗어난 대사들이 빈번하게 등장할 경..
[뮤지컬] 숲 속으로 예전에 썼던 공연평 뮤지컬 에는 손드하임의 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손드하임은 작사가임과 동시에 작곡가이기 때문에 음악과 가사를 절묘하게 조화시킬 수 있었다. 손드하임의 가사에는 상반된 특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시적이면서도 과학적이고, 간결하면서도 복잡하며, 냉소적이면서 지적인다. 그는 이러한 내용의 가사를 기존의 음악과는 다른 형태의 낯선 멜로디에 담아 독특한 뮤지컬 음악의 미학을 창출했다. 그의 뮤지컬 속에는 권선징악의 단순한 구도를 넘어서는 인생에 대한 폭넓은 통찰이 담겨 있다. 1막의 시작과 함께 우리에게 친숙한 4편의 동화인 , , , 가 등장한다. 새로 창조된 캐릭터인 빵집부부를 축으로 해서 이러한 4편의 동화가 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동화에서 ..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예전에 썼던 공연평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2004년도 한국뮤지컬대상 4개부문(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작사 및 극본상, 음악상)을 석권하였으며 한국뮤지컬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해 소극장 뮤지컬에서 대극장용 대형뮤지컬로 거듭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실제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본래의 뜻과 어긋나게 슈퍼스타가 되어가는 예수를 보고 느끼는 유다의 갈등이 핵심을 이룬다면 '마리아 마리아'는 더렵혀진 영혼과 결별하고 예수와의 만남을 통해 순백의 맑은 영혼으로 거듭나는 마리아의 심리 묘사가 주된 내용을 이룬다. 마리아는 예수와의 만남을 통해 어릴적 상처를 극복하고 ..
[발레] 호두까기 인형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를 바탕으로 러시아 음악가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쓰고, 프랑스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작품으로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연말이면 세계 곳곳에서 공연된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더불어 차이코프스키의 고전주의 발레 3대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다이나믹하고 짜임새있는 안무를 맡았으며, 러시아에서 직접 제작하여 들여온 웅장한 무대세트와 화려하고 독특한 의상 및 장신구가 공연을 돋보이게 한다. 낭만주의 발레(Romantic Ballet)가 신비로움, 꿈을 꾸는듯한 환상적인 무대 등에 중점을 둔다면 고전주의 발레(Classical Ballet)는 조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