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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소비/푸드맛집

골라 먹는 즐거움이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바피아노


작년에 바피아노(Vapiano) 강남역점이 오픈을 할 당시에 처음 찾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강남역 연타발 입구 옆 쯤에서 시식 행사를 하더군요. 2010년 9월경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습니다. 피자를 잘게 여러 조각으로 썰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쿠폰도 나눠주고 그랬어요. 원래부터 궁금했던 곳이기도 해서 쿠폰도 생긴 김에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바피아노(vapiano) 입구에 가면 와 보신 적 있냐고 꼭 물어봐요. 그건 시스템이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셀프형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대로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마르쉐도 비슷하게 원하는 곳에 찾아가서 주문하는 방식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들어갈 때 사람수대로 카드를 나눠주는데 그 카드를 이용해서 먹고 싶은 요리를 주문하고 나중에 출구의 계산대에서 카드를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카드 사용법과 관련해서는 캐리비안베이에서의 바코드 손목 팔찌를 떠올리시면 될 거에요. 계산대에 카드를 제시하면 기록이 이루어지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계산 내역이 다 담기기 때문에 본인이 받은 카드를 분실하시면 곤란합니다. 카드에는 분실시 10만 원을 내야 한다고 되어 있어요. 카드를 잃어버릴 경우 얼마치를 주문해서 먹었는지 알 방법이 없고 카드를 새로 제작해야 하는 비용도 있고 해서 일종의 벌금조로 10만 원을 부과하는 것이겠지요. 경고 문구 때문인지 실제로 분실하는 것을 목격한 적은 없습니다.



카드를 들고 개별 코너에 가서 주문을 하면 됩니다. 말로 설명하니까 복잡하지, 실제로는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음료, 애피타이저, 샐러드, 파스타, 리조또, 피자 등의 코너가 있기 때문에 해당되는 코너에 가서 주문을 하면 돼요. 파스타 같은 경우는 만들어지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음식이 완성되면 바로 불러서 알려주고, 피자 같은 경우는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음식이 완성되면 커피숍에서 많이 쓰이는 진동벨을 통해 음식이 준비되었음을 알려줍니다.



테이블 세팅도 완전히 셀프에요. 뉴욕 피자로 유명한 스바로를 이용해 보신 분이시라면 익숙하실 거에요. 포크, 나이프, 피자나이프, 앞접시, 물티슈, 물 등 모두 직접 세팅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셀프 시스템을 도입해서인지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에요. 그럼에도 맛은 아주 좋습니다. 생면을 매일 매일 새로 뽑아서 만든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 면 종류 중에서 고를 수도 있습니다. 노리타에 가면 여러 가지 파스타용 면 종류를 전시해 놓았잖아요. 바피아노(Vapiano)에서는 모든 파스타 메뉴에 대해 그런 여러 가지 면발 중에서 직접 고를 수 있답니다. (사실 노리타에서도 말만 잘 하면 면 종류를 바꾸는 것이 가능합니다.)

작년에 시식할 당시만 해도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바피아노(vapiano) 내부가 한산했었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갔더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라고요. 역시 입소문의 속도는 상상초월인 것 같아요. 참고로 바피아노는 현재 세 곳에 있습니다. 삼성역에 있는 곳이 1호점이고, 청량리점이 있고, 강남역점이 있죠. 저는 삼성역점 한 번, 강남역점은 두 번 방문했어요. 개인적인 선호로는 1호점인 삼성역점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더 좋았습니다.



바피아노는 슬로우 푸드를 추구한다고 해요. "천천히 생각하고 느리게 행동하는 것이 오래 산다"라는 이태리 속담을 인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장인 정신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지요. 이탈리안 레스토랑계의 방망이 깎는 노인이라고나 할까요? 참고로 쉐프들이 다 훈남이기도 해요. 각자 입장시 주어진 카드로 원하는 것을 먹고 자기가 먹은 것을 따로 따로 계산할 수 있어서 미드 SATC에 나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더치페이가 별다른 어색함 없이 실현될 수 있기도 한 셈이지요. 한 번쯤 추천 올리고 싶은 레스토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