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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컨슈머 라이프/문화탐방

[책] 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 선현경 관찰, 글, 그림


 책을 집어들기까지  

만화가 부부이신 선현경, 이우일, 그리고 딸 이은서의 유쾌한 한지붕 생활 고백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입니다. 선현경氏가 글을 썼을 뿐 아니라 중간에 들어있는 만화 컷도 모두 직접 만드셨다고 합니다.

가족의 이야기이다 보니까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재미있게 잘 풀어낸 솜씨에서 작가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꼭 그렇게 평범하지만도 않더군요.





 책의 주요 내용  

부모님이 다 만화가면 재미있겠다고 늘 생각했었어요. 남편이자 이 책의 추천글을 남긴 팔불출 남편 이우일氏, 그리고 친구 같으면서 편한 엄마이자 부인인 선현경氏의 생활 모습이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이 엉뚱하기 마련이지만 일곱살박이 딸 은서도 부모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아주 재기발랄하고 끼가 넘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족간의 대화를 늘리기 위해 텔레비젼이 없다는 것도 특별한 것이겠죠. 대한민국이 사교육 공화국이라고까지 불리고 있건만 은서가 스스로 원할 때까지는 학원에 보내지 않을 방침이라고 합니다. 은서가 학교에 다녀오면 늘상 부모님이 모두 집에 계시니 심심할 틈이 없다는 것이 참 부러워요.

만화가 선현경氏와 이우일氏의 신혼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도 있다고 하니 꼭 한 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도 좌충우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을 것만 같거든요.

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 10점
선현경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감동적인 문구 발췌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인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부분이 인상적이어서 발췌하여 옮겨놓으려고 합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처음 선생님과 술자를 했던 때의 일이다. 잘 모르는 어른과 우리끼리 다니던 허름한 술집에 간다는 것 자체가 난생처음 있는 일이라 어렵고 불편했다.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마치 친구처럼 편안하게 우리 옆에 앉아 있는데 난 오락실에서 선생님을 만난 고등학생처럼 난감해하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너무 당황스럽고 심오한 질문이었다. 대체 뭐가 알고 싶어서 저런 질문을 하시는 걸까? 짧은 내 인생을 돌아보며 중요한 무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대답해야 하는 걸까? 어째서 이런 자리에 선생님까지 껴서 분위기를 다 흐리고 있는 걸까? 난 오락실만 간 게 아니라 내 가방 안에 들어 있는, 만화방에서 빌린 로맨스 만화까지 들킬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여고생이 되어 어색한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웃으시며 술잔을 들고 내게 이야기하셨다.

"지금은, 여기서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술을 마시는 게 제일 중요한거야!"

힘을 주고 있던 어깨가 저절로 풀리며 웃음이 나왔다. 잠깐 동안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던 내게만 중요한 일들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자리를 즐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즐길 수 없다는 거였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지 않다면 앞으로 더 중요한 일도 할 수 없다는 거였다. 밥을 먹을 때는 밥 먹는 일이 제일 중요하고 화장실에 갈 때는 화장실에 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덕분에 정말 즐겁고 유쾌한 자리가 되었다.

사실 그때까지 그렇게 살지 못했다.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 늘 딴생각을 하고 살았다. 대단한 뭔가를 위해 지금 하는 일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잊을 수 있었다. 하찮은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며 살고 있었다. 중요한 일을 위해서는 뭐든 희생되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었다. 모두 중요하고 대단하며 멋진 일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친구와 수다를 떠는 일도 중요하고, 잠을 자는 일도 중요하며, 길을 걷는 일도 중요하다.

지금껏 늘 그 말을 마음에 담고 살고 있다. 현재가 소중해야 뭐든 소중할 수 있다고. 오늘은 살 수 있어도 내일은 절대 살지 못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사니 조금 더 즐거워진 기분이다. 말이 안 통하는 아이를 돌보는 일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남편 취향의 영화를 함께 보는 일도, 냄새나는 고양이들의 화장실을 치우는 일도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다.

행복한 지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오늘이 기뻐야 매일매일이 기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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