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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컨슈머 라이프/문화탐방

SBS 김연아 오디션, 또 하나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SBS에서 김연아 오디션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로 화제가 된 피겨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타이틀은 일단 <김연아의 키스 앤드 크라이(Yuna Kim's Kiss & Cry)>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일단 김연아 선수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걸고 김연아의 출연 여부를 타진 중이라고 해요. 아직 정해진 것이 별로 없고 편성 여부도 확정되지는 않았는데 이에 대한 여러 억측이 먼저 돌고 있습니다.



골프계에서 박세리의 돌풍 이후 리틀 박세리가 많이 나오고 있듯이, 김연아 이후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틀 김연아들이 차세대 유망주로 많이 나온다면 그것 자체는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최근 들어 이러한 류의 텔레비젼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김연아 라는 이름을 브랜드로 내걸고 일단 지르고 보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시선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연아 선수를 통해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를 이용하여 기획된 TV 프로그램이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예전에 닌텐도 게임팩으로 '마이크 타이슨의 펀치아웃(Mike Tyson's Punch-Out)'이 있었습니다([게임] 테라 오픈에 즈음한 게임의 추억). 이렇듯 이런 식으로 스포츠 스타를 통한 스타 마케팅이 이루어진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스타 마케팅이 지나치게 스타 1인의 브랜드네임(Brand Name) 혹은 브랜드밸류(Brand Value)에 의존할 경우 파행으로 치닫을 위험성이 상존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몰이에 편승하려는 무임승차(free riding)의 형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신중하게 기획된 프로그램이 이제서야 결실을 맺게 된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기획된 바로는 연예인 등 출연진이 피켜 스케이팅(figure skating)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MBC 드라마 <트리플>과 케이블 채널 Mnet에서 가수 솔비의 피겨 스케이팅 도전 과정을 담은 <아이스 프린세스(2009)> 등이 있습니다. 사실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도 외국에 이미 선례가 있습니다. 스타들이 출연해 피겨 스케이팅에 도전한다는 컨셉의 프로그램으로는 영국에서 출발해 미국 ABC에서도 방송된 바 있는 '스케이팅 위드 더 스타(Skating With The Star)'가 있습니다. '스케이팅 위드 더 스타'는 미국 유명 배우와 가수, 일반인, 국가대표 스키 선수 등 다양한 직종의 출연진이 피겨 스케이팅에 도전하는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출연진들은 매주 전문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받으며, 최종 우승을 향해 달려 나가는 서바이벌 형식입니다.



국내에서 온갖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소위 난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슈퍼스타K1>, <슈퍼스타K2>,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신입사원>, <기적의 오디션> 등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에요. SBS가 오는 6월에 방송할 예정인 <기적의 오디션>은 지난해 10월에 종방된 Mnet <슈퍼스타 K2>와 그 뒤를 이은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시청률 20%에 육박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SBS가 기획한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SBS는 <기적의 오디션>과 관련하여 가수 지망생을 위한 오디션이 아닌 글로벌 연기자 오디션이라는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KBS 2TV는 올해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개그맨과 뮤지컬 배우 등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케이블 채널 tvN은 오는 6월 박칼린을 심사위원으로 앞세운 <코리아 갓 탤런트>를, Mnet은 오는 3월 <슈퍼스타K3>의 막을 올릴 예정입니다.



예전에도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르는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은 많이 존재하였습니다. 연애 서바이벌과 관련하여 <러브캠프> 등의 프로그램이 있었고, 공개 채용을 내용으로 하는 <꿈의 피라미드(꿈피)>도 있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좋은 드라마라도 현실의 삶을 능가하지는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가공되고 인공적인 것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날 것의(raw), 있는 그대로의 치열함이 손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서바이벌 내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SBS의 경우 예전부터 스포츠 분야와 관련하여 편성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BS 골프 등 생각나는 프로그램들이 많지요. 작년 이맘 때 쯤에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의 SBS 단독중계 내지 독점중계가 문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서울방송(Seoul Broadcasting System)이 아닌 스포츠방송(Sports Broadcasting System)이 아닐까 하는 농담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김연아의 키스 앤드 크라이(Yuna Kim's Kiss & Cry)>가 SBS스포츠의 연장선상에서 신중하면서도 차별성 있게 기획된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