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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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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저 은희경氏 저서 중에 장편으로는 새의 선물을 가장 좋아하고, 단편집으로는 타인에게 말걸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이후로 은희경氏의 팬이 되어 은희경氏 저서는 빠트리지 않고 챙겨 읽는 편입니다. 그렇게 해서 은희경氏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년을 위로해줘 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관련글] [책] 타인에게 말걸기 - 은희경 은희경氏의 이전작품인 새의 선물에서도 그랬듯이 미성년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열일곱살짜리 연우가 주인공인데 사회적 시선에 따른다면 이혼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결손가정 아이입니다. 어머니는 연하의 남친을 사귀고 있기까지 합니다. 주변사람들이 겪고 있는 아픔이 같이 그려집니다. 책의 제목인 소년을 위로해줘는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 태수가 채영의 손을 잡아끌어 손바닥에 뭔가..
[명품연극] 연극 유리알 눈(Des yeux de verre) 추천 리뷰 연극을 즐겨찾아 하루라도 공연장을 찾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던 시절 주로 대학로에 위치한 소극장들을 찾곤 했어요. 대학로는 아무래도 연극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아기자기한 연극 공연장들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접근성이 좋았다고 할까요? 그런데 간혹 대학로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공연장을 찾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예컨대 홍대입구역 근처에 떼아뜨르 추라는 소극장을 예로 들 수 있죠. 산울림 소극장도 신촌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러한 공연장 중에 하나에요. 대학로에서 좀 떨어져 있는 관계로 정말 연극이 좋아서 일부러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다면 찾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죠. 그렇지만 굳은 결심 끝에 힘든 발걸음을 옮겨 산울림 소극장을 찾으면 1층에서 마주치는 산울림 카페와 곳곳에 걸려 있는 사진 액자들이 반갑게..
[연극] 백마강 달밤에 예전에 썼던 공연평 '백마강 달밤에'는 은산별신제의 틀을 원형으로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면서 서로간의 못다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발상에서 만들어졌다. 충청남도 금강(錦江)을 낀 마을 선암리(仙岩里)에서는 언젠가 마을 어귀에 아직도 남아있는 옛 백제 성터 자리에서 백제병사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수백개가 무더기로 발견되어 원혼들을 제사 지내면서 시작된 별신굿이 열린다. 굿을 주재하던 堂집 할멈이 굿을 며칠 앞두고서 노쇠하여 몸져 눕게 되자 마을에서는 강경에 있는 박수무당 영덕이를 데려다 별신굿을 벌인다. 굿중에 堂집 할멈의 수양딸 순단에게 의자왕을 죽였다던 금화가 씌이고, 명부(冥府)로 의자왕을 찾아 나선다. 영덕도 의자왕을 만나러 冥府길에 동행한다. 冥府에서 이들은 차례로 성충, 계백, 의자왕을 만나게 된..
[넌버벌] 점프 예전에 썼던 공연평 공연 시작에 앞서 무대를 살펴보면 중앙에 가훈인듯한 "평범하게 살자"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오른쪽 구석에는 날짜 개념을 상실해버린듯한 달력이 보인다(이 달력을 유심히 관찰하면 초반부의 반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허리가 휜채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후둘후둘 떨면서 위태롭게 걸음을 옮기는 노인의 등장으로 공연은 막이 오른다. 이 노인은 무대전환시마다 등장하여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라운드걸과도 같은 감초 역할을 한다. 택견 명인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공처가형 무술의 달인이자 화가인 아빠, 전국 며느리 무술대회 3년 연속 우승자이며 터프한 여경찰인 엄마, 술과 연애에 바쁜 취권 고수 삼촌, 발레형 무술의 대가 딸까지 도합 117단의 초절정 무술패밀리의 가족 소개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