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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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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산장의 여인  산장의 여인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일러의 소지도 있고 해서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저는 산장의 여인과 후반부에 등장하는 그녀가 동일인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후반부에 그녀가 등장하는 반전 부분에서 네 명의 남자들은 전날 밤의 그녀와 다른 사람 같다고 이야기하고 그녀는 자신이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죠. 여기에 다시 반전으로 퇴장시에 그녀가 남편 몰래 손가락을 꼬자 네 명의 남자 또한 손가락을 꼬는 동작을 취하죠. 서로가 손가락을 꼬는(crossing fingers) 동작을 취함으로써 둘만이 공유하는 특별함에 대한 암시를 줍니다. 실제로 자살하려던 남자와 있을 때 그녀는 그 동작의 의미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날 밤에 있었..
[단상] 기억이 돌아왔다 잊고 싶어서 그 기억들로는 살아갈 수가 없어서 잘 열어보지 않는 깊은 서랍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기억들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제낀 것처럼 몽땅 풀려나오고 말았습니다. 이 기억들과 마주하는걸 조금 더 미루고 싶었는데 내가 더 커질 때까지 내가 더 강해질 때까지 그 대결을 미루고 싶었는데 결국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원망스런 마음들 저주스런 마음들 이제와 해소할 길도 막막했고 내안에 커져버린 추궁의 감정들을 누군가에게 들이댄다한들 오히려 내가 죄인이 될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농담'에서 이야기했듯 그 당시, 그 시점에 뺨이라도 올려붙였어야 했습니다. 지금에 와서의 소심한 복수는 오히려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킬 뿐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하니까요. 과거는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지만 미래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