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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컨슈머 라이프/문화탐방

[책] 혀 - 주이란 소설


주이란氏의 단편집 "혀"를 집어들게 된 것은 단지 호기심에서였습니다. 짧은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참 푸짐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단편들은 "달인전", "타워팰리스에 산다", "혀", "중국어수업", "노래의 날개 위에", "당신의 혈액형", "어떤 실종", "촛불 소녀", "거울은 은을 입은 유리다" 이렇게 9편입니다.


이 단편소설집의 작가 주이란氏는 1976년에 태어났으며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그녀의 배경 때문에 표절에 대해 강하게 항의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부터 표절을 경험한 주이란氏는 그 내용을 작품 "촛불 소녀"로 승화시키기도 했습니다. 표절된 작품은 그녀의 단편집 제목과도 같은 제목의 단편소설 "혀"라고 합니다. 이하의 내용은 작가의 말(289~291면)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이 소설집에 실려 있는 "혀"는 2005년에 탈고했습니다.
나는 2006년 12월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에 "혀"를 응모했습니다.
그 당시 예심 심사위원이었던 조경란 소설가가 심사한 후 얼마 되지 않은 2007년 11월에 흔치 않은 내 작품의 제목 "혀"와 제목이 똑같은 "혀"를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그런데 제목만 같은 것이 아니라 조경란 소설가의 "혀"는 내 작품 "혀"와 주제, 소재, 결말이 비슷했습니다.
나는 "혀"에서 사랑하고, 거짓말하고, 맛보는 존재로 '혀'를 묘사했는데, 조경란의 "혀"도 사랑하고, 거짓말하고, 맛보는 존재로 '혀'를 묘사했습니다.
게다가 사건의 구성과 전개 과정, 등장인물의 성격, 배경, 문체와 뉘앙스, 일부 문장까지도 모방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내 작품이 세상에 발표되기도 전에 심사위원이었던 사람이 내 작품의 정수인 '영혼'을 훔쳐다가 먼저 발표한 것입니다.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10점
조경란 지음/문학동네

주이란 작가의 표현대로 표절은 영혼을 도둑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표절의 경우 직장내 성희롱의 경우처럼 강자가 약자가 가하는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들이 주이란 작가의 "촛불 소녀"라는 단편소설 작품 속에 잘 드러납니다. 영혼의 좀도둑질과도 같은 표절문화가 제발 좀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10점
주이란 지음/글의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