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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컨슈머 라이프/기타정보

여보, 자연을 담고 올게 - 어느 유부햄 이야기


제 주변에 약간은 개성이 넘치시는 유부햄이 한 분 계십니다. 유부는 유부남의 줄임말입니다. 예전에 유부클럽이라고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햄은 잘 아시다시피 형님의 줄임말입니다. 유부햄 하면 왠지 김밥을 말아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유부남 형님을 짧고 친근하게 지칭하는 애칭입니다.



이 분의 가장 큰 취미가 사진찍기입니다. 어딜 가나 찍사를 자청하고 나서시는데 어마어마한 크기의 렌즈가 포함된 DSLR을 담은 가방을 둘러매고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다니십니다. 형님이 풍경사진보다는 인물사진을 좋아하셔서 주로 모터쇼 같은 곳에 가서 레이싱모델 사진을 많이 찍으시죠. 레이싱걸 팬미팅 정모가 있으면 일단 다른 일 모두 제껴두고 참석하신답니다.

유부햄께서 레이싱모델 팬카페 같은 곳에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하시거나 아니면 디카 동호회에서 모델을 섭외해서 야외 출사를 함께 떠나기도 하신다고 해요. 참고로 얼마전에 소라 아오이(Aoi Sola)가 내한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팬미팅 참가비가 엄청난 거금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상했던대로 그런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실 분이 아닙니다. 유부햄께서 비자금을 털어서 친히 참석하셨답니다. 다녀오셔서는 기념 사진(직찍사)들을 보여주면서 엄청나게 자랑을 늘어놓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 분이 결혼까지 하셨는데도 매주 주말마다 각종 레이싱걸 팬미팅에 참석하시는 것이 너무나 신기해서 형수님께서 아무 말씀 없으시냐고 여쭤봤던 적이 있어요. 집에서는 유부햄이 꽃이나 곤충 기타 풍경 사진만 찍는 것으로 알고 있답니다. 한번쯤 궁금해서라도 찍어온 내용물들을 확인해볼 법도 한데 아직까지는 그런 적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형님이 출사를 떠나실 때 늘 하시는 말씀이 바로
"여보, 자연을 담고 올게~" 랍니다.



형님이 결혼을 좀 늦게 하셨는데 얼마전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 태어나서 요즘은 쥬니어랑 놀아주는 재미에 출사가 뜸해진 모양입니다. 그 바람에 형님의 여러 기행담을 들을 일이 줄어서 살짝 아쉬운 요즘입니다.